“내 배 속에서 나온 널, 내가 모르겠니?”
“전부 너 잘 되라고 그런 거야.”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엄마의 한마디에 마음이 복잡해지는 당신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가 힘든 당신을 위한
일본 최고 정신과 전문의의 심리 수업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즐기며, 일상의 소소한 고민을 나누는 모녀. 하지만 ‘친구 같은’ 딸에게는 아무에게도 털어 놓지 못한 고민이 있다.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의 저자 가야마 리카는 30년간 가족으로 인한 마음의 병을 치유해온 ‘가족심리전문의’다. 저자를 찾아온 여성들은 “어깨 위에 무거운 돌이 얹혀 있는 기분이다”, “목구멍에 가시가 박힌 듯 답답하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상담 결과, 엄마와의 관계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몸의 통증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이들은 엄마에게 폭력이나 학대를 당한 딸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소중하게 키운 딸이었다. 엄마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자란 딸들이 이토록 엄마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지극히 평범한 엄마도 딸에게 상처를 준다”고 말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숨통을 틔워줄 거리가 필요한데, 엄마와 딸은 너무 가까운 관계이기에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가 힘든 딸들을 위한 심리 치유서다. 딸을 자신의 분신이라 생각한 엄마는, 딸의 인생에 사사건건 간섭하며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딸에게 투영한다. 딸만큼은 자신을 이해해줄 거라 믿으며, 하고 싶은 말을 여과 없이 쏟아내기도 한다. 딸은 이런 엄마의 말과 행동에 화가 나고 상처를 받지만, 그 마음을 엄마에게 전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여성들이 딸로 살아가며 부딪히는 고민에 대한 심리학적 해결책을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책은 진료실에서 만난 딸들의 사례와 신문기사, 소설, 영화 속 이야기를 통해 얽히고설킨 모녀관계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차례로 살핀다. 어릴 적 엄마와의 애착관계를 바탕으로 현재의 모녀 사이를 진단하며,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경험에서 길어 올린 조언을 건넨다. 모녀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어른이 된 후에야 어릴 적 엄마에게 받은 상처를 깨닫게 되었다면, 엄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홀로 서고 싶다면 이 책이 해답이 되어줄 것이다.
Prologue│목구멍에 박힌 가시처럼, 엄마가 걸린다
Part 1. 엄마에게 차마 꺼내지 못한 말
Chapter 1 | 분노 _ 내가 그때 어땠는지 알아?
입학시험을 앞둔 딸의 폭탄선언
이제 네가 엄마를 챙겨줄 차례야
좀 더 가까운 곳에 떨어져 있어줘
마흔이 넘어서야 깨달은 눈물의 의미
“네가 잘못했네”라던 엄마의 목소리
칭찬받지 못한 어린 시절의 나
언니 대신 나에게만 부탁하는 엄마
평범한 엄마도 때론 상처를 준다
[감정 코칭] 엄마의 요구와 나의 가치관 분리하기
Chapter 2 | 죄책감 _ 미워해서 미안해
꿈을 이루자마자 찾아온 거식증
효도는 본능이 아니다
내 배 속에서 나온 널, 내가 모르겠니?
화려한 엄마와 수수한 딸의 비밀
더 이상 왕비의 거울로 살 수는 없어
엄마를 미워하는 내가 미워질 때
엄마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였던 걸까?
법무사 시험 합격 후, 세 달 만에 일어난 일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도 변하지 않는 것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던 딸이 우울증에 걸린 이유
기대려는 마음이 미움으로 바뀔 때
[감정 코칭] 엄마에게 느끼는 부정적 감정 다루는 법
Chapter 3 | 불안 _ 엄마에게서 멀어져도 괜찮을...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마에게 스트레스를 계속 받고, 엄마를 미워한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했을 겁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엄마도 엄연한 타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거예요. 거의 모든 인간관계는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그러니 엄마라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사실은 세상의 모든 딸들이 엄마로 인한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그러니 엄마를 마냥 사랑하거나 존경하지 못한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조금도 없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시험에서 90점을 받았을 때, 다른 엄마들처럼 잘했다고 칭찬해줬으면 했어요. 결혼식 날도 베일이 비뚤어졌다고 지적하는 대신 나를 축복해주길 바랐죠. 아이를 낳았을 때도 보통의 할머니들처럼 마냥 기뻐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렇군요. 엄마가 무조건 잘했다, 기특하다고 칭찬하고 기뻐해주길 바랐군요.”
내가 말하자, 료코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나도 착한 딸이고 싶었어요.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려고 애썼는데, 엄마는 날 무시했어요.”
-... ---「왜 내 마음대로 살지 못했을까?」 중에서
“나는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야.”
엄마에게는 차마 꺼내지 못한 말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딸은 엄마의 친구가 아니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글은, 딸을 엄마의 감정을 무조건 받아주는 ‘감정 쓰레기통’으로 생각지 말라는 당부로 끝을 맺었다. 이 글은 30만 건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고,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는 여성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효도를 당연한 의무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남이 알까 두려워 감추고, 스스로도 외면해왔던 딸들의 속마음이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에는 이처럼 엄마에 대한 복잡 미묘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딸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도 이런 딸들을 은혜도 모른다며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보다는, 모녀관계는 엄마와 딸 두 사람 모두의 문제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변해가는 추세다.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에는 여러 딸들의 사례가 등장한다. “네가 잘못했네”라던 엄마 목소리가 귀에 맴돌아 시도 때도 없이 가슴이 쿵쾅거린다는 ‘료코’, 언니 대신 자신에게만 이것저것 부탁하는 엄마에게 지쳐버린 ‘하나’, 엄마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 번도 칭찬받지 못한 ‘소라’ 등 나이도, 직업도, 성격도 다른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성인이 되어 비로소 엄마에 대한 미움과 분노를 알아채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30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딸들에게 “엄마도 엄연한 타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살면서 만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엄마’라는 타인도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미움과 분노를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엄마를 향한 미움과 분노를 받아들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신을 낳고 길러준 엄마를 미워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자책감’이라는 새로운 감정이 슬며시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엄마를 미워해도 괜찮을까?”
가까운 만큼 상처받기 쉬운 모녀관계 심리학
『사는 게 뭐라고』 의 작가 사노 요코는 자신에게만 유독 차가웠던 엄마의 태도로 인해, 70년이 넘도록 상처를 안고 살았다. 하지만 평생 그녀를 따라다닌 감정은 엄마에 대한 원망이 아닌, 엄마를 사랑하지 못한다는 자책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