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 교회의
한반도 화해신학 서설
이 책은 한국 교회를 위해 오랫동안 헌신한 홍성현 목사가 1988년 출간한 『맑스주의자들의 종교비판』의 개정증보판이다. 저자는 한국 교회가 통일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무작정 예수 믿으라고 선포하는 식의 전도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북한에서 이미 오래전 공산주의가 기독교를 무섭게 비판해서 사라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 교회가 북한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먼저 할 일은 북한을 지배하는 세계관인 공산주의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마르크스, 레닌, 동유럽 사상가들, 김일성의 사상을 계보학적으로 탐구함으로써 현재 북한 사람들의 종교관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북한 사람들에게 한국 교회는 어떻게 기독교를 전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도록 초대한다.
제1장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종교비판
마르크스의 종교비판 | 레닌의 종교비판 | 이북의 무신론 | 결어
제2장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휴머니즘
마르크스의 휴머니즘 | 소련에서의 마르크스 휴머니즘의 발전 | 동구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휴머니즘 | 김일성의 ‘새 인간’ | 결어
제3장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메시아주의
마르크스의 유토피아 | 블로흐의 희망 | 김일성의 메시아주의 | 결어
제4장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기독교적 응답
전통적 서구 기독교와 무산대중 | 한국 개신교와 대중 | 기독교사회주의적 응답 | 중국 교회의 삼자애국운동 | 하나님의 민중 해방 | 결어
제5장 화해신학을 향하여
한반도에 사는 약 8000만 한민족이 삼팔선을 가운데 두고 남북으로 갈라져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을 극복하고, 통일된 나라를 속히 이뤄내 평화롭게 살기 위해 예수의 삶과 교훈을 최고의 가치로 믿고 따르는 한국 기독교인이 시급히 준비해야 할 것은, 약 50년 동안 이른바 주체사상의 영향으로 기독교를 거부했거나 또는 기독교를 전혀 접하지 못했던 이북 동포가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기독교 신앙의 체계적인 서술, 즉 통일 후의 기독교 신학이다. 현재 한국 기독교인의 삶, 신앙, 신학으로는 통일 후 이북 동포에게 다가가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남북한 동포가 같이 만날 날을 대비해 화해신학의 서설이라도 장만하고자 이 책을 쓴다.
“호랑이굴에 들어가려면 먼저 호랑이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라는 격언에서 보듯이 우선 한국 기독교인이 알아야 할 것은 이북 민중의 머리에 가득 차 있는 주체사상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른바 “김일성주의”라고도 불리는 이북의 주체사상은 사회주의 이북의 핵심 사상인데, 그 사상을 이해하려면 공산주의 사상의 뿌리인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의 사상부터 알아야 한다. 필자는 본서에서 공산주의 시... --- pp.280-281, 제5장
통일을 대비한 한국 교회의 역할
통일은 언제쯤 이뤄질까?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통일이 머지않았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던지고 있다. 이 메시지의 진실 여하는 차치하고서라도, 이제 통일을 위해 막연히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얼마 전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93.3%가 통일시대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아직 통일이라는 다가온 현실을 한국 사회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통일은 비단 기업의 이익이 걸린 문제만이 아니다. 통일은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거대한 전환이다. 저자는 한국 교회 역시 다가오는 통일 시대에 대비할 것을 촉구하며, 한국 교회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신학적 토대를 쌓을 것을 주문한다.
1988년 개정증보판,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
저자인 홍성현 목사는 한국 교계에 알려진 목회자이자 교수이다. 수송교회를 비롯한 여러 교회에서 사역을 했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등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젊은 시절 김상복 목사, 손봉호 교수 등과 함께 4·19 이후 혼란한 사회상을 바로 잡기 위해 서울대학교에서 ‘새생활 운동’을 일으켜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홍 목사는 이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기도 하다. 6·25 이전 김일성의 기독교 탄압을 예견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남한으로 이주했다. 어머니는 평생 고향과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다 눈을 감으셨고, 홍 목사 역시 분단의 아픔을 개인적으로 절절히 체험했다. 이런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과 이력이 밑바탕에 놓인 이 책은 1988년 『맑스주의자들의 종교비판』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하지만 저자의 산수연을 맞아 현재도 이 책의 문제의식이 유효하다는 판단 아래 내용을 덧붙여 새로 펴냈다.
“필자는 1988년 필자가 세운 제3세계신학연구소에서 『맑스주의자들의 종교비판』을 출판한 바 있는데 시기적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때였기에 필자가 의도한 결과를 거의 거둘 수 없었다. 이제 팔순에 접어들면서 후학에게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통일 후 새로운 단일 민족을 이루기 위한 화해운동을 위해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나누기 위해 그 책의 내용을 기초로 새로운 자료를 보강해 출판하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