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초기 단편세계
작가의 개고, 미발표 작품을 수록한 결정판!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어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과 최고 기술상에 해당하는 벌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 영화 [버닝]의 원작소설 「헛간을 태우다」가 수록된 소설집. 작가 스스로 “나는 때때로 이렇게 엄청나게 섬뜩한 소설을 써보고 싶어진다”고 밝힌 이 작품을 통해 영화 곳곳에 등장한 하루키 고유의 레퍼런스와 미스터리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또다른 결말을 확인할 수 있다.
『반딧불이』『회전목마의 데드히트』 『빵가게 재습격』은 기존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하루키 소설집의 개정판으로, 작가의 개고사항을 반영하고 미발표 단편들을 추가해 새롭게 선보이는 결정판이다. 전집 간행과 함께 단행본 내용을 작가가 수정한 판본을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으며, 개고 방향이나 단편을 쓰게 된 계기 등을 스스로 들려주는 「내 작품을 말한다」를 실어 작품의 이해를 한층 도왔다.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한 감성이 숨쉬는 하루키 초기 단편세계를 만날 수 있다.
『반딧불이』는 1990년 고단샤에서 출간한 전집 『무라카미 하루키 전 작품 1979~1989 ③ 단편집 I』을 저본으로 삼으면서 국내 미발표 단편인 「비 오는 날의 여자 #241 ? #242」가 추가되어 총 여섯 편이 수록되었다. 하루키의 가장 사랑받는 장편소설 『노르웨이의 숲』의 모티프가 된 중편 「반딧불이」를 비롯, 익숙한 일상과 환상이 묘하게 등을 맞댄 이야기들은 삶의 미스터리와 그 이면의 어둠을 서늘하게 묘파한다. 하루키 문학의 원류를 엿볼 수 있는 단편집.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반딧불이 같은 청춘의 빛
그 아름다운 스무 살의 날들을 이야기하는 하루키 문학의 원류
내게 단편이라는 포맷은 다양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점검하고 시도해보기 위한,
이른바 테스트 코스 같은 장이었다. _무라카미 하루키
반딧불이
헛간을 태우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춤추는 난쟁이
세 가지의 독일 환상
비 오는 날의 여자 #241· #242
작가의 말 | 내 작품을 말한다
「반딧불이」
십사오 년 전, 나는 도쿄의 한 기숙사에 살던 시절, 나는 고등학교 시절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였던 그녀와 데이트를 했다. 그녀는 친구가 유서 한 장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택한 사건 이후로 마음을 닫았다가 나와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조금씩 치유된다. 그러나 스무 살 생일, 그녀는 나와 함께 밤을 보내고 잠적해버린다. 연락을 해도 대답이 없는 그녀를 반년 이상 기다리던 내게 학교를 그만두고 요양소로 들어간다는 그녀의 짧은 편지가 온다.
「헛간을 태우다」
팬터마임을 하는 그녀와 나는 한 결혼식 피로연에서 알게 되어 내연의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프리카로 떠났던 그녀는 새 애인이라며 한 남자를 소개해준다. 아내가 집을 비운 날 그녀와 그는 나의 집으로 놀러오고, 남자는 내게 기묘한 이야기 하나를 들려준다. 자기는 가끔 남의 헛간에 방화를 하면서 쾌감을 느끼고, 조만간 나의 집 근처에 있는 한 헛간을 태울 거라는 것. 나는 지도를 사서 헛간이 있는 곳들을 표시하고, 그 코스를 정기적으로 달린다.
「장님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나는 귀가 아픈 사촌동생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라는 부탁을 받...